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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삶

약초 사랑 2009. 11. 24. 07:06

 

 

 

 

남은 삶

 

                                            용 혜 원

 

토막내어 쓰고픈 

시간이 떠나간다 

 

떠밀어도 안갈 것만 같았던  

세월이 눈길 한 번 안주고

뒤 한 번 안돌아 보고 

아무런 미련없이 떠나간다 

 

구석구석 살펴보고 

구석구석 돌아보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대로 살고 싶은데 

세월만 자꾸만 흘러간다 

 

요절이라도 낼 듯 힘들어도 

붙어있는 뼈가 삭을 때까지 

욕심부리지 않고 잘 살고 싶다 

 

나동그라지고 엎어져도 

덤으로 살 듯 용케도 살아남아 

남은 삶에 자맥질하고 싶다  

 

이미 알아버린 팔자소관이라 

큰 미련은 없지만 

얽히기만 했던 사슬을 잘 풀어내어 

진한 묵향이 나도록

남은 삶을 살아야 겠다 

 

 

* 올해 남은 시간들을 유종위 미를 거두어 웃으며

   한 해를 보내고 기대 속에 새해를 맞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카페를 찾는 모든 분들에게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용혜원 시인님께서 직접 남기신 메세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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