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삶
용 혜 원
토막내어 쓰고픈
시간이 떠나간다
떠밀어도 안갈 것만 같았던
세월이 눈길 한 번 안주고
뒤 한 번 안돌아 보고
아무런 미련없이 떠나간다
구석구석 살펴보고
구석구석 돌아보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대로 살고 싶은데
세월만 자꾸만 흘러간다
요절이라도 낼 듯 힘들어도
붙어있는 뼈가 삭을 때까지
욕심부리지 않고 잘 살고 싶다
나동그라지고 엎어져도
덤으로 살 듯 용케도 살아남아
남은 삶에 자맥질하고 싶다
이미 알아버린 팔자소관이라
큰 미련은 없지만
얽히기만 했던 사슬을 잘 풀어내어
진한 묵향이 나도록
남은 삶을 살아야 겠다
* 올해 남은 시간들을 유종위 미를 거두어 웃으며
한 해를 보내고 기대 속에 새해를 맞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카페를 찾는 모든 분들에게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용혜원 시인님께서 직접 남기신 메세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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