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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루

약초 사랑 2009. 10. 19. 07:28

 

 

 

 

가을 하루

 

                                             용 혜 원

 

하루가 창을 열었습니다

막 필름을 갈아낀 사진기자의 눈동자처럼

초첨을 맞추며 거리를 나섭니다

 

시인의 노래보다 더 푸른 하늘 아래

빨간 점 하나 찍으며 날아온 고추 잠자리

 

가지 끝에 달려있는 나무잎에

외마디처럼 남아있던

가을이 바람에 날립니다

 

오늘은 기억에 남을

몇장의 스냅 사진 같은

일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의 표정도 진지한데

신나는 일이 없을까요

 

수북히 쌓인 낙엽과 함께

나의 발자국을 쓸어담는 청소부를 보며

마음만 외로와져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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