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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두리 [충청도 사투리 [새참] ]

약초 사랑 2013. 6. 16. 21:18

 

 

 

 

젓두리 

 

시인 ㅡ  마종옥

 

손포가 모자라 품앗이로 일하는 날에는

빠른 하교를 하는데요

낮잠을 모르고 일만 하시는 어머니는

신발 신을 시간조차 아깝다며 맨발 걸음 하시는데, 나는요

곁에 덩달아 신이 났지요

 

끼니와 끼니사이

짧은 휴식시간이지만 일꾼들은 발을 모으기 시작하고

허출한 목을 축이기 위해

논두렁 위에 펼쳐진

도토리묵,김치전,엎어말이 국수, 사발막걸리,쑥개떡 등등

모내기 줄 맞추듯 나란 했어요

허리 펴고 뭉툭한 손길 쉬는 시간이기도 한데

막걸리는요

하루를 밀어내는 큰 힘이 된다 하네요

 

못줄 튀기는 소리

헤이!

어~얏 !

당기는 외마디는

끓는 농심였어요

 

마을잔치 하루처럼 시끌시끌한 건

목 타오르는 농사일 논배미에 쏟아 붓는 손풍금 소리

마을 어른들이 말하는데요

젓두리* 힘이랬어요